짙은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나는 붉은 사과들. 양경화 작가의 작품 「사과」는 단순한 정물화를 넘어 생명력과 감각의 충만함을 전달하는 회화적 선언이다. 나무 상자에 가득 담긴 붉은 사과들은 제각기 다른 표정과 윤기를 머금고 있으며, 주변을 감싸는 초록빛 잎사귀는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작가는 사과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붓질을 더함으로써, 일상의 풍요와 감사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감한 색의 대비와 구도의 대칭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집중하게 하며, 사물 너머의 따뜻한 이야기와 작가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
양경화 작가는 신체적 제약 속에서도 섬세하고 힘 있는 표현력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꾸준히 구축해 왔다. 이번 작품 역시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조를 통해, 삶의 달콤함과 치열함을 동시에 품은 ‘사과’라는 상징을 정직하게 그려낸다.
「사과」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그림을 넘어, 감각과 마음으로 음미해야 할 작품이다.
그 안에는 양경화 작가가 세상에 건네는 정직한 인사, 그리고 조용한 용기의 빛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