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은 유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자연스러운 붓질이 두드러진다. 초록빛 들판과 나무들, 그리고 길을 따라 늘어선 전봇대와 집은 단순하지만 정서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그림은 현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화가가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적 울림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작품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색채의 조화로운 사용이다. 푸른색과 녹색 계열의 풍경 속에서 은은하게 강조된 주황색과 갈색의 흙길은 따뜻함과 안정감을 더해준다. 이 길은 단순한 시골길이 아니라, 화가가 지나온 삶의 길이자 내면의 여정을 상징하는 듯하다. 또한, 전봇대와 농가의 존재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암시하며, 그 속에서 화가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허철웅 화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사유하며, 혼란스러운 정신적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의 열망을 드러낸다. 전원 풍경 속에서 길이 향하는 곳은 관람자에게 미지의 공간처럼 느껴지며, 그 길 끝에는 화가가 바라는 평화와 자유가 존재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