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재료 창작민화 1 – 한서희 작가

작품의 화면 중앙에는 흰색 만두가 크게 놓여 있으며, 단면이 열려 다채로운 속 재료들이 알록달록하게 드러난다. 만두 위로는 파, 양파, 버섯, 토마토, 만두피가 층층이 쌓여 있으며, 주변에는 노란 꽃과 푸른 새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구도는 단순히 음식을 묘사한 정물화라기보다, 풍요와 화합을 상징하는 길상적 이미지로 기능한다. 민화에서 꽃과 새는 오랜 세월 동안 길상과 생명력을 나타내는 전형적 도상으로 쓰여왔다. 여기서 작가는 전통적 상징을 유지하되, 만두라는 현대적 소재와 결합하여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새로운 서사를 만든다. 만두는 다양한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완전한 형태를 이루는 음식으로, 곧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의 은유가 된다. 작품에 사용된 순지혼합분채 기법은 전통 채색화의 깊이와 은은함을 살리며, 색감에 안정감을 부여한다. 평면적 묘사와 단순화된 형태 속에서도 색의 농도와 질감이 화면을 풍성하게 채워,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하고 유쾌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만두재료 창작민화」는 장애인 작가의 시선을 통해 일상의 소박한 소재가 예술적 상징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민화가 단순히 과거의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삶 속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살아 숨 쉬는 예술임을 증명한다.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 삶과 예술, 일상과 상징이 한 화면에서 어우러지는 지점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관람자에게 친근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